소설 리뷰2 기차의 꿈 리뷰 (상실감, 고독, 서사구조) 2024년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100권에 이름을 올린 소설이 있습니다. 데니스 존슨의 『기차의 꿈』입니다.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저는 단순한 개인사 소설이겠거니 했는데, 읽고 나서 한동안 먹먹함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어떤 책이 이런 여운을 남기는지, 그리고 그 여운이 희망인지 상실인지를 두고 보는 시각이 꽤 엇갈립니다.한 남자의 생애가 남기는 것 — 상실과 고독의 서사구조1886년에 태어나 80세를 넘겨 살다 간 로버트 그 레이니어. 소설은 그의 생애를 비선형 서사(non-linear narrative)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비선형 서사란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전개하지 않고 과거·현재·미래를 자유롭게 교차시키는 서술 방식을 말합니다. 덕분에 독자는 그 레이니어의 삶을 한 방향으.. 2026. 6. 1.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하루키 문체, 공허와 결핍, 청춘의 허무) 하루키의 첫 소설이 그의 작품 세계 전체를 이미 품고 있었다는 사실, 저는 이걸 뒤늦게 실감했습니다. 1979년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온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1970년 여름 18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얇은 분량이지만, 그 안에 하루키가 평생 써온 주제들이 이미 다 들어 있습니다.1970년 여름, 해변 도시의 공허한 배경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1970년 8월 8일부터 26일까지, 단 18일입니다. 공간은 도쿄에서 떨어진 인구 7만의 해변 도시. 주인공은 21살 대학생으로 여름방학을 맞아 고향에 돌아와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그가 이 고향을 떠날 때 "진심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라고 한다는 점입니다. 추억이 가득한 곳인데 벗어나고 싶었던 것, 저는 그 감각이 너무 잘 이해됩니다... 2026. 5.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