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일주일 전에는 이상하게 기분이 다운됩니다. 기분이 말로 표현 못하게 화가 나는 것도 아니고 슬픈 것도 아닌 그냥 기분이 다운되고 매운 것 떡볶이와 초콜릿 같이 단 게 막 당깁니다. 그래서 달력을 보면 기가 막히게 배란일이더라고요. 일반적으로 생리 전 증후군은 월경 직전에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배란 직후부터 증상이 시작돼서 월경 시작 전까지 거의 2주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생리를 시작하고 나면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한 달에 몸이 멀쩡한 날이 정말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아서 피임약 복용을 시작했고, 지금은 3년째 복용 중인데 기분이 다운되거나 식욕이 폭발하는 경우가 줄어들었습니다.
생리 전 증후군 극복법 호르몬 변화
배란이 끝나고 나면 황체기라는 시기로 접어듭니다. 황체기란 배란 후부터 월경 시작 전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는데, 보통 14일 정도 지속됩니다. 이 시기에는 에스트로겐(estrogen)과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우리 몸에 다양한 증상을 일으킵니다.
저는 이 시기만 되면 정말 제 자신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는 절대 먹지 않던 초콜릿, 빵, 과자 같은 단 음식이 미친 듯이 당겨서 참을 수가 없었거든요. 황체기에 세로토닌이 감소하면서 그 재료가 되는 탄수화물을 몸이 갈구하게 된다고 합니다.(출처: 대한산부인과학회).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의 약 80%가 생리 전 증후군 증상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경우는 20~30% 정도라고 합니다.(출처: 보건복지부). 황체기에는 착상을 대비해 몸이 영양분을 저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식욕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며, 조물주가 임신을 위해 이렇게 설계한 건지 모르겠지만, 현대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500번 이상 월경을 하게 되면서 이 증상을 반복적으로 겪게 된다고 합니다. 저는 이 기간 동안 유방통과 허리 통증도 심하게 나타났고, 그리고 배에 가스가 엄청나게 차서 화장실을 자주 가야 했습니다.

피임약으로 달라진 삶의 질
생리전 증후군 치료제로는 달맞이꽃 종자유나 프리페민 같은 건강기능식품이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가장 확실한 효과를 본 건 피임약이었습니다. 경구피임약은 호르몬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복합호르몬제(combined oral contraceptive)인데, 쉽게 말해 몸의 호르몬 롤러코스터를 평평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처음에 저는 피임약 복용이 부담스러워서 전문가 상담을 충분히 하고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먹기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생리통이 거의 사라졌고, PMS 증상도 90%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월경 직전에 찾아오던 극심한 우울감과 짜증이 완전히 없어진 게 솔직히 생각도 못했던 부분이라 놀랐습니다.
의학적으로 PMS 치료에 효과가 입증된 피임약은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 드로스피레논 함유 제제(상품명: 야즈 등) - PMS 적응증 승인
- 저용량 경구피임약 - 호르몬 변동폭 감소
- 연속 복용법 - 월경 횟수 자체를 줄이는 방법
저는 야즈를 복용했는데, 이 약은 드로스피레논(drospirenone)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서 부종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드로스피레논은 항안드로겐 작용을 하는 프로게스틴의 일종으로, 다른 피임약에 비해 체중 증가나 부종이 적은 편입니다.
사람마다 피임약도 맞는 게 다르며, 최소 3개월은 복용해 봐야 효과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고, 만약에 부정출혈이 생기면 바로 병원에 가서 상담받아야 합니다. 초반에 저도 부정출혈이 있었지만 2개월 정도 지나니 안정됐습니다. 꼭 피임약은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 후에 본인의 몸에 맞는 약으로 복용하시길 바랍니다.
생리 전 증상 관리의 현실
일반적으로 생리전 증상은 월경 직전 일주일에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배란일부터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배란일 이후부터 식욕 폭발, 감정 기복, 수면 과다 등이 나타났고, 월경이 시작되면 오히려 컨디션이 좋아지는 편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건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점이었습니다. 별일 아닌 것에 짜증 내고 남한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고 그리고 후회가 밀려오면서 너무 미안하고, 이성적으로 컨트롤이 안 되니까 정말 제 자신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심할 때는 하루에 12시간을 자도 피곤할 정도로 수면 욕구가 엄청났습니다.
정말 증상이 심하다고 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PMS 기간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든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는 항우울제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세로토닌 농도를 높여주는 약물로 PMS 치료에도 효과적입니다.
운동이나 스트레칭이 도움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솔직히 월경 중에 운동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월경통 완화를 위해 운동을 권하지만, 실제로 월경할 때 운동하기가 얼마나 불편한지는 여자분들은 모두 말 안 해도 알 것입니다.
피임약 복용 후 제 삶의 질은 정말로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호르몬의 노예가 아니라 제 감정을 제가 조절할 수 있게 됐고, 매달 2주씩 고생하던 시간을 온전히 제 것으로 되찾았습니다. 생리전 증후군으로 힘드신 분들은 용기 내서 전문의가 있는 산부인과를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