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솔직히 예금 이자 몇십만 원 더 받았을 뿐인데 종합과세 대상이 되면서 건강보험료가 매달 추가로 나가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2013년에 4천만 원이던 기준이 2천만 원으로 절반이나 내려간 상태에서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데, 이 기준은 그대로입니다. 금융소득 2천만 원을 딱 한 번이라도 넘으면 건보료 폭탄부터 ISA 가입 제한까지 예상치 못한 손해가 한꺼번에 쏟아집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건강보험료 폭탄, 피부양자 탈락의 현실
금융소득이 연 2천만 원을 넘는 순간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건 건강보험료입니다. 직장인 자녀 밑에 피부양자로 등록되어 있던 분들은 집이 있든 없든 무조건 피부양자 자격을 잃습니다. 여기서 피부양자(被扶養者)란 소득과 재산이 일정 기준 이하인 가족이 건강보험료를 별도로 내지 않고 직장인 가족의 보험에 함께 등록되는 제도를 말합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겠습니다. 서울에 10억 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연금을 조금 받는 분이 올해 배당과 이자로 2,100만 원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천만 원 기준을 겨우 100만 원 초과한 것뿐인데, 이분은 내년부터 월 30만 원, 연간 360만 원의 건보료를 내야 합니다. 이자 100만 원 더 벌었다가 360만 원을 토해내는 셈입니다.
특히 피부양자에서 탈락하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데, 여기서 지역가입자란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사람들이 지역별로 가입하는 건강보험 유형을 의미합니다. 지역가입자가 되면 소득뿐만 아니라 보유한 부동산, 자동차 등 재산에 대해서도 건보료가 추가로 부과됩니다. 저도 예금 이자가 조금 늘어나면서 이 문제를 직접 겪었는데, 건보료가 매달 나가는 걸 보니 정말 짜증이 났습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세금 폭탄 공포와 ISA 계좌 박탈
많은 분들이 금융소득 종합과세라는 말만 들으면 세금을 절반 이상 떼어간다고 걱정하는데, 실제로는 다른 소득이 없는 은퇴자라면 세금 부담이 크게 늘지 않습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란 이자·배당 소득이 연 2천만 원을 초과할 때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누진세율(6~45%)로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은퇴해서 월급이나 사업 소득 없이 금융 소득으로만 3천만 원을 받았다면, 2천만 원까지는 기존처럼 14% 세금을 내고 초과분 1천만 원도 원천징수 세율 14%와 종합소득세율을 비교해 더 큰 금액을 내는 구조입니다. 결국 다른 소득이 없으면 세금 비율 자체는 동일합니다.
문제는 근로소득이나 임대소득이 있는 경우입니다. 제가 상담해본 사례를 보면 다른 소득이 있는 은퇴자는 초과분에 대해 기본적으로 35~45% 수준의 세금이 추가로 부과됩니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죠. 또한 금융소득 2천만 원을 딱 한 번만 넘어도 향후 3년 동안 ISA(Individual Savings Account,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신규 가입이 금지됩니다. 기존에 가입해둔 ISA도 만기가 되면 연장이 불가능합니다.
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의 손익을 통산해주고 순이익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까지 비과세 하며, 초과분도 9.9% 분리과세를 적용받는 절세 계좌입니다. 저는 다행히 ISA를 미리 개설해 뒀지만, 만기를 최대한 길게 설정해두지 않았다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면서 계좌를 잃어버렸을 겁니다(출처: 금융감독원).
기초연금 박탈과 국가장학금 감액까지
금융소득 2천만 원 초과의 네 번째 손해는 사회 복지 혜택에서 배제되는 것입니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받는 기초연금 지급 기준은 재산과 소득을 함께 반영하는데, 금융소득이 2천만 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이 그대로 월 소득으로 잡힙니다. 이렇게 되면 소득인정액이 늘어나 사실상 기초연금 수급이 어려워집니다.
또한 자녀나 손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경우 국가장학금 수급 여부도 큰 영향을 받습니다. 금융소득 2천만 원 초과로 인해 국가장학금을 아예 받지 못하거나 지원액이 대폭 삭감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알고 있는 분은 손자 장학금이 끊겨서 억울해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국세청의 PCI(Pseudo Cash Income) 시스템으로 별도 관리됩니다. PCI란 신고 소득과 재산 증가, 카드 사용, 해외여행 등 소비 지출을 통합 비교하여 세금 탈루 혐의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시스템입니다. 쉽게 말해 금융소득 2천만 원을 넘으면 국세청의 감시 레이더에 포착되어 자금 출처 조사 대상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세 가지 솔루션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배우자 증여 공제 활용: 배우자끼리는 10년간 6억 원까지 증여세 없이 증여 가능하므로, 금융자산을 나눠서 각자 1,500만 원씩 금융소득을 받으면 됩니다.
- 비과세 통로 활용: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라면 1인당 5천만 원까지 넣을 수 있는 비과세 종합저축을 활용하고, 국내 주식형 ETF로 매매차익 중심 투자 비중을 늘립니다.
- 해외 직투 분산: 미국 개별 주식이나 ETF는 매매차익이 양도소득세(연 250만 원 공제 후 22%)로 분리 과세되므로 금융소득 종합과세나 건보료 산정에서 제외됩니다.
솔직히 2013년에 4천만 원이던 기준을 2천만 원으로 낮춘 건 지금 경제 상황과 물가 수준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조치입니다. 이자 15.4%를 원천징수로 다 내고도 또 종합과세와 건보료 이중 부담을 지우는 건 형평성 문제가 있습니다. 최소한 월 300만 원, 연 3,600만 원 수준으로 기준이 상향되어야 합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위 설루션을 활용해 2천만 원 벽을 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는 것뿐이지만, 이 불합리한 기준을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합니다.